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10월 A매치 평가전에서 0-5로 졌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체제에 돌입한 한국이 브라질을 상대했다.
브라질은 호드리구,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에데르 밀리탕(이상 레알 마드리드),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아스널), 히샤를리송(토트넘) 등 초호화 군단으로 한국 원정에 나섰다.
하지만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LAFC)이었다.
손흥민은 브라질전 선발 출전으로 통산 137번째 A매치 출전, 홍 감독과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상 136경기)을 제치고 ‘한국 남자 A매치 최다 출전 단독 1위’에 올랐다.
지난 2010년 12월30일 시리아와의 친선 경기를 통해 태극전사로 거듭난 손흥민이 15년 만에 이룬 대기록을 함께하기 위해 구름 관중이 몰렸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킥오프 한참 전부터 축구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북측 광장에 마련된 이벤트 부스와 팝업스토어는 설렘을 품은 붉은악마로 가득했다.
가을비가 세차게 내렸지만, 공식 파트너사 하나은행에서 마련한 슈팅 챌린지와 한국 코카-콜라에서 준비한 액티비티존 앞에도 대기 줄이 길게 늘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제579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 이름이 마킹된 특별 유니폼을 판매했다.
본래 국제축구연맹(FIFA) 장비 규정상 유니폼에는 알파벳만 표기할 수 있으나, 축구협회는 FIFA의 특별 승인을 받아 마킹이 가능한 자체 한글 전용 폰트를 개발했다.
북측 광장에서 ‘손흥민’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킥오프를 기다리는 두 붉은악마를 만났다.
중학교 동창 사이라고 밝힌 이정주 씨와 권민혁 씨(이상 22)는 “원래 축구를 좋아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같이 축구를 보러 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손흥민이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달성한다. 또 상대가 강팀인 브라질이어서 꼭 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예매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권 씨는 “사실 브라질이 하피냐(바르셀로나)를 비롯해 부상 선수가 많다. 전력이 조금 낮아졌는데, 과연 한국이 이길 수 있을까 기대된다”고 전했다.
두 붉은악마는 나란히 손흥민의 득점과 한국의 승리를 점쳤다.
손흥민은 올여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 입단한 뒤 중앙 공격수로 놀라운 결정력을 뽐내고 있다.
권 씨는 “손흥민이 멀티골을 넣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크로스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헤더로 득점할 것”이라며 3-1 승리, 이 씨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한 골씩 넣을 것”이라며 2-1 승리를 예상했다.
부상으로 결장이 예상되는 황희찬(울버햄튼)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이 씨는 “황희찬처럼 힘센 윙어 스타일을 좋아한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선수인데 부상을 당해 너무나도 아쉽다”고 전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우비를 입은 붉은악마들이 입장했다. 노란 우비를 착용하고 브라질을 응원하는 팬들도 곳곳에 보였다.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밟자 분위기가 최고조에 올랐다.
브라질 국가가 흘러나오는 동안 비니시우스, 카세미루, 히샤를리송이 전광판에 잡히자 환호성이 터졌다.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땐 대형 태극기가 펼쳐져 장관을 연출했다.
브라질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격해 한국을 상대했다.
슈퍼스타들을 향해 박수만 쏟아진 건 아니다. 카세미루가 이강인에게 거친 태클을 범하자 야유가 나왔다.
공세를 몰아치던 브라질이 뜨거웠던 상암벌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반 13분 브루노 기마랑이스(뉴캐슬)가 스리백을 꿰뚫는 침투 패스를 연결했고, 이스테방(첼시)이 깔끔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라운드 분위기가 과열됐다. 전반 24분 김민재가 마테우스 쿠냐(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저지한 다음 옐로카드를 받자 심판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브라질 공격 편대가 한국을 계속 압박했다. 비니시우스가 이강인과 황인범(페예노르트)을 순식간에 제치는 모습도 아찔했다.
호드리구는 완벽한 페인트 모션으로 수비를 속인 뒤 카세미루 패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전에 돌입한 브라질은 이스테방과 호드리구 연속골로 골 잔치를 벌였다.
패색이 짙어졌지만, 붉은악마는 태극전사를 위해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브라질은 역습 상황 하프라인 아래에서부터 질주한 비니시우스의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태극전사는 6만3237명 붉은악마 앞에서 분투했지만 쓰라린 완패로 고개를 숙였다.
축구대표팀은 나흘 뒤인 14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파라과이를 상대로 다시 승리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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